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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오피니언

엑시인피니티(AXS), 블록체인 게임의 서막

엑시인피니티(AXS) 코인의 상승세

 

 

가상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최근 한 달간 1,000% 이상의 급상승을 기록한 암호화폐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게임 서비스가 올해 6월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암호화폐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이다.

 

가격 상승의 이유로는 유통 물량의 감소가 꼽히고 있다. 즉,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구매하기 위해 해당 암호자산을 투입했고, 그에 따라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이 감소하여 암호화폐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해석이다.

 

엑시인피니티(AXS)는 2021년 7월 28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전일대비 4.09% 상승한 56,0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에 따르면 엑시인피니티는 지난 1주일간 약 108% 상승했으며, 지난 1개월간 약 1,10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이 보합세를 보였지만 엑시인피니티는 한 달 새 12배가 뛰어오른 것이다.

 

 

엑시인피니티의 출시 배경

 

엑시인피니티(AXS)는 다마고치와 유사한 캐릭터에 NFT 기술을 접목한 동명의 게임 엑시인피니티에서 기축통화로 사용되는 토큰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엑시인피니티에서는 엑시(Axie)라는 NFT 캐릭터를 구매하거나, 서로 다른 엑시 캐릭터를 교배시켜 새로운 엑시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다.

 

엑시인피니티의 COO 라슨과 CEO 응우옌 쭝(Nguyen Trung)에 따르면 엑시인피니티는 블록체인 기반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로부터 영감을 얻어 탄생하였다. 라슨과 쭝 모두 크립토키티의 ‘탑 플레이어’ 출신으로써, 크립토키티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다. 이들은 NFT 기술이 게임 속 자산의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완전히 귀속시킬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되었으며, 이러한 점이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충성도를 월등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된 의문이 존재했다. ‘크립토키티를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마켓플레이스라고 부르는 게 더 맞지 않을까?’ 노르웨이 출신인 라슨은 워크래프트 3, 도타 등 경쟁형 게임의 프로 게이머로 활동한 전력이 있었다. CEO 쭝 역시 경쟁적인 개발자 문화에 오래 몸담았었다. 이에 그들은 엑시인피니티에 ‘전투’라는 핵심 요소를 추가하기로 합의하였고, 전투를 통한 이용자 간의 경쟁이라는 컨셉을 설정하였다.

 

 

엑시인피니티의 특징

 

 

라슨과 쭝은 또한 크립토키티와 포켓몬의 특징을 적절히 섞어 엑시인피니티를 만들었다. 먼저 크립토키티처럼 엑시 캐릭터를 하나의 NFT로 제작하였으며, 각 엑시 캐릭터끼리 교배가 가능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 이어 포켓몬에서는 여러 종족이 존재한다는 점을 참고하여 엑시 캐릭터를 Beast, Bug, Bird, Reptile, Plant, Aquatic의 여섯 종족으로 구분했으며, 물 포켓몬이 불 포켓몬에 강한 것처럼 종족별로 상성을 설정했다. 또한, 전설 포켓몬처럼 일반적으로는 획득할 수 없는 Dusk, Dawn, Mech라는 비밀 종족을 추가했다.

 

다만 크립토키티, 포켓몬과는 다르게 각각의 캐릭터마다 능력치를 부여했다. 각 엑시 캐릭터는 체력(Health), 사기(Morale), 공격력(Skill), 속도(Speed)라는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각각 체력은 HP, 사기는 치명타를 입힐 확률, 공격력은 콤보 공격의 데미지, 속도는 공격 순서를 의미한다.

 

특히 속도(Speed)라는 능력치는 엑시인피니티를 단순한 게임이 아닌 복잡한 전략 게임으로 거듭나게 했다. 각 엑시들의 속도에 따라 공격력 및 방어력과는 무관한 전투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단순 대결만 가능했던 다마고치를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엑시인피니티와 이더리움 네트워크

 

 

한편 초창기에는 이용자들 간의 모든 전투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기록되었다. 다시 말해 이용자들이 전투에 참여하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트랜잭션을 발생시켜야 했으며, 그에 따른 가스비를 이용자가 스스로 지급해야 했다. 그러나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디앱(Decentralized Application)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가스비가 급등하게 되었고, COO 라슨은 모든 전투를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그래서 엑시인피니티는 룸 네트워크(LOOM Network)와 같은 사이드체인 활용을 검토하게 되었다. 사이드체인은 메인체인 옆에 나란히 붙어서 작동하는 하위 체인을 의미하며, 룸 네트워크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사이드체인이다. 2019년 5월에는 룸 네트워크와의 업무 협약을 발표하였는데,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사이드체인을 함께 사용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올해 2월부터는 ‘로닌(Ronin)’이라는 사이드체인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한편 로닌을 비롯한 사이드체인 활용은 전투 수수료 감소 외에도 다른 이점들을 가지고 왔는데, 각 엑시 캐릭터를 거래할 때 드는 비용과 새로운 엑시 캐릭터를 생성하기 위해 교배시키는 데에 필요한 수수료 또한 사이드체인이 도입되면서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엑시인피니티의 목표

 

엑시인피니티의 장기적 목표는 루나시아(Lunacia)라고 불리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루나시아 내에서 엑시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자산들을 활용하여 이용자와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2차 콘텐츠를 창작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운영진들의 계획이다.

 

실제로 루나시아 세계관의 디지털 부동산인 랜드(Land)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에픽 나인’ 구역의 특정 랜드가 888.25이더(한화 17억 3,00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또한, 엑시인피니티는 이용자들이 소유한 랜드를 꾸밀 수 있도록 루나시아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제공하고 있다.

 

 

기대와 우려

 

 

블록체인 관련 비즈니스는 실생활에서의 유용성이라는 질문에 늘 부딪힌다. 이를테면 해당 디앱,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게 이용자에게 투자로 인한 차익 이외에 어떠한 이득을 가져다주냐는 것이다. 그러나 엑시인피니티만큼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다. 엑시인피니티는 현재 필리핀 국민의 생활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해외 이주 노동자들의 국내 송금은 필리핀 경제를 유지하는 데 커다란 축으로 자리한다. 220만 명의 노동자가 필리핀으로 보내는 송금액이 필리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치는 인도, 중국, 멕시코에 이은 세계 4위 규모이기도 하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약 40만 명의 필리핀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직업을 잃었고, 이로 인해 필리핀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엑시인피니티를 선택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버금가는 이익을 거두고 있다. 엑시인피니티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포문을 열었다.